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목공의 즐거움, 옥대환
“Sharp tools are safe tools.(날카로운 도 구가 안전한 도구다>” 예리한 날물에는 베이지 않는다. 둔탁한 날에 힘을 쓴다. 대패이건, 끌이건 날이 날카로우면 조심해서 작업할 수 밖에 없다.
'Safety First!'.
목공인이 지켜야 하는 몇 가지 규칙들
• 도움을 청하라 : 기계나 작업에 익숙하지 않다면 경험이 많은 사 람에게 배우거나 도움을 받아라.
• 산만한 환경에서 작업하지 마라 : 개,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나 어 린이, 혹은 비목공인이 작업 공간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. 이런 상황에서 기계를 돌려서는 안된다.
• 작업에 맞는 장비를 이용하라 : 기계에게 용도에 맞지 않는 작업 을 요구해서는 안된다. 기계에게 이런 일을 할 수 있냐고 물어본 들 기계가 대답하겠는가.
• 요행을 바라지 마라 : 안전해 보이지 않는다면 아마 그럴 것이 다.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하더라도 본인이 위험하다 싶으면 하지 마라.
• 재료를 아끼느라 손가락을 잃는 위험을 무릅쓰지 마라 : 아까울 수 있겠지만 작업하기에 너무 작으면 버려라.
• 피곤하면 중단하라 : 같은 작업도 오래 반복하면 집중력이 떨어 진다. 집중력이 떨어지면 실수하고, 실수는 부상으로 이어질 가 능성이 높다.
도마는 사실 어떤 나무로도 만들 수 있다. 전통적으로는 주 변에서 구하기 쉬운 감나무나 느티나무를 많이 썼다. 편백도 홀륭한 소재다. 요즘같이 외국 나무를 더 쉽게 구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월넛이나 캄포, 체리, 메이플, 비치 등으로 도마를 많이 만들고 있다. 다만 대형 마트나 다이소 같은 곳에서 파는 대나 무 집성 도마는 쓰지 말라고 말리고 싶다. 그럴싸한 포장속의 도 마는 표면도 매끈하고 값도 싼 데 왜 그러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. 중국에서 만드는 대나무 도마의 제작과정을 영상으로 한번 본 적이 있다. 화면속의 작업자들은 대나무를 세로로 잘게 쪼갠 뒤 거대한 콘크리트 수조에 집어넣었다. 거의 풀장 크기의 이 통 에는 녹색 대나무를 탈색시키는 화공약품이 들어있었다. 뽀얀 색깔로 변한 대나무들은 다시 같은 크기의 다른 콘크리트 박스 에 들어갔다. 이 통에는 본드. 이렇게 본드가 줄줄 흐르는 대나 무 조각들이 집성과 마감 공정을 거쳐 상품으로 출고되는 것이다. 표면이 깨끗하다지만 도마에서 칼질을 하면 그 본드들은 어디로 가겠는가? 같은 이유로 나는 플라스틱 도마도 가급적 사용 하지 말라고 주변에 이야기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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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무를 구하는 것은 인터넷에 조금 발품을 팔면 어렵지 않다. 도마용 나무는 대부분 두께가 20mm 언저리다. 일식집이나 횟집의 대형 도마같은 것은 두께가 더 두꺼워야 하겠지만 가정집 도마로는 20mm 정도면 충분하다.
그리고 하워드(Howard) 커팅보드 오일이나 왓코 (Watco) 부처블락 오일을 3회 이상 바른다. 둘 다 미국 FDA(식품 의약국)의 인증을 받은 식기류 무독성 마감재다. 오일을 바를 때 첫 번째는 면포에 오일을 찍어서 나무가 충분히 흡수할 수 있 도록 넉넉히 발라준다. 나무의 결방향으로 바르는 것이 요령이다. 20~30분 후에는 깨끗한 면포로 나무가 뱉어낸 오일을 닦는다. 이런 후에 오일이 마르기를 기다려서 다시 쓱 문지르는 느낌 으로 손 샌딩을 해주고 두 번째, 세 번째 칠을 한다. 오일이 마르는 데는 계절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하루 이상 지난 뒤 다시 작업을 한다. 칠하고 닦아내고 말리고 샌딩하고 다시 칠하고. 간단한 도마 하나 만드는 데도 이렇게 손이 많이 간다. 가족 혹은 지인이 매일 쓰는 도마에 이 정도 정성은 들어가야 하지 않겠는가. 나는 두 오일 중에서도 왓코 부처블락 오일을 선호하는 편이다. 하워드 오일은 '무색 무취의 100% 미네랄 오일' 이라고 광고하 지만 바르면 나무가 조금 어두워지는 느낌을 받는다. 왓코 제품 은 적당히 윤기가 흘러 결과물이 더 나아 보인다. 하지만 왓코는 점성이 강한 탓인지 한번 뚜껑을 열면 금새 막이 생기고 오일이 굳어지는 단점이 있다. 그래서 도마를 만들 필요가 있을 때는 한 꺼번에 몰아서 10개 이상씩 만들곤 한다. 취목 초보때 주위에서 도마를 만들고 콩기름이나 식용유를 발랐다는 얘기를 듣곤 했는데 이 방법은 말리고 싶다. 기름이 산돼서 찌든 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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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등학교 동창인 건축가 친구 가 생각났다. 오랜만에 같이 소주를 마시면서 주로 어떤 분야의 일을 하는지 물었다. 나는 빌딩이나 교량, 아파트나 전원주택 등을 생각했다. 친구는 약간 벌개진 얼굴로 씨익 웃으면서 개집 부터 우주선까지. 돈되는 일이면 다 한다"고 했다. 어릴 때부터 썰렁한 소리를 잘했던 그 친구다운 대답이었다. 취목이 누릴 수 있는 특권 중의 하나는 '무한 도전'이 아닐까 싶다. 성공하면 좋지만 실패해도 크게 괘념치 않는다. 가끔 성공하고 늘 실패하니까 말이다. 돈과 시간을 허비한 게 아까울 수도 있지만 경험은 쌓인다. 실수나 실패도 나중에 자신만의 소중한 자산이 되지 않겠는가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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